중식도 알아보기

중식도 알아보기

 

 

중국요리에서 중시하는 요소에는 불의 조절, 웍의 사용, 식재료의 분별력 등이 거론되지만 단연 핵심은 칼의 사용에 있습니다. 중식도는 식재료와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로 요리 과정에서 신선한 식재료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음식 조리를 “할팽”(割烹)이라고 불렀는데요. 베고, 끓이는 기술임을 의미합니다. 훌륭한 중식조리사는 우선 중식도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본기를 연마해야 합니다. 중식도를 중국어로 차이따오(菜刀，채도)라고 부릅니다.

 

다른 나라 칼에 비해 크고 무겁고 널찍한 중식도는 칼등이 두텁고 칼날이 얇아 무게감과 절삭력 모두 뛰어납니다.
칼날은 여러 가지 식재료를 썰고 칼등으로는 뼈와 둔탁한 재료를 부술 수 있습니다. 칼 하나로 편을 내고 채를 썰고 뼈를 자르고 장식에 쓰이는 갖가지 모양을 조각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중식도는 잘 다루기만 하면 만능 칼입니다．


중식도 제대로 고르기
<장자. 양왕편>에 따르면 “칼이 날카롭지 않으면 제대로 벨 수 없고, 감칠맛이 나지 않아 맛이 배이지 않으며 불맛을 충분히 입지 못한다.”라고 했습니다.(刀若不利，其割不正，则鲜不能出、味不能入、镬气不能足) 중국에서는 약 1400년 전부터 중식도를 사용해 왔습니다. 중식도는 당나라 때 널리 쓰이다가 원나라 때에는 한족들의 반란을 막기 위해 다섯 가구에 하나씩 사용하도록 규제했다고 합니다.

 

중식도 잡는 법.

제대로 된 중식도는 어떤 모양일까요? 우선 칼날은 예리하고 칼등은 두꺼운 모양입니다. 칼날 부분으로 채소를 자르고 칼등으로는 둔탁한 고기나 뼈를 부숩니다. 칼날의 곡률은 생선의 배 모양처럼 완만한 곡선이 그려져야 합니다. 네모난 중식도의 칼날 모서리는 뾰족하며 살짝 치켜든 모양을 띱니다. 이 칼끝으로 생선을 손질하고 내장을 제거하거나, 또는 식재료에 모양을 조각해 내기도 합니다.

중식도의 넓은 면은 손질한 식재료를 한꺼번에 쓸어 담아 옮기는 역할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 도마로도 씁니다. 중식도는 무엇보다 무게감이 중요합니다. 식재료를 자를 때 칼날의 날카로움 보다는 칼의 무게를 활용하기 때문에 무게감을 컨트롤하는 것이 바로 칼을 내 편으로 만드는 비법입니다.

중식도는 얼핏 네모난 하나의 모양에 불과하지만 제대로 칼을 쓰는 조리사는 여러 용도의 중식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편도(片刀), 상도(桑刀), 문무도(文武刀), 골도(骨刀), 구강도(九江刀), 소납도(燒臘刀), 편피도(片皮刀), 박피도(拍皮刀) 등이 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중식도는 문무도라고 부릅니다. “칼 하나로 세상을 누빈다”는 말의 칼은 바로 문무도를 가리키며 채도 썰고 뼈도 부수는 기본 기능을 다합니다.

 

중식도의 종류

 

종  류	설          명
편도(片刀)	5:3 비율의 사각형, 칼등 약 4mm, 편으로 자르거나, 채 썰때 사용. 날카로운 것이 특징이며 뼈를 자르는데 쓰지 않는다.
상도(桑刀)	면이 길고 칼날이 평평하다. 고기를 자르는데 쓰며 가볍고 얇은 것이 특징
골도(骨刀)	뼈를 자르거나 부술 때 쓴다. 칼의 앞부분이 무겁고 칼날이 둔하다.
문무도(文武刀)	자르거나, 뼈를 부수는 기능 모두 가능하여 문무도라 부른다.
구강도(九江刀)	강물처럼 휘어진 모양으로 갈비와 같은 작은 뼈나 닭, 오리를 부술 때 쓴다.
소납도(烧腊刀)	광동지역에서 거위, 닭, 비둘기 등 구이요리를 자를 때 쓴다.
편피도(片皮刀)	베이징 카오야 전용칼로 오리를 편 썰때 사용.
박피도(拍皮刀)	칼날을 연마하지 않고 그대로, 새우나 마늘 등 식재료를 칼면으로 두드려 부술 때 쓴다.

중국요리 중 산동요리는 불의 활용을, 사천요리는 맛을 조화를, 강소요리는 칼의 기법을 중요시합니다. 쏘가리를 다람쥐 모양으로 칼집을 내어 튀겨내는 송서궐어나(松鼠鳜鱼) 두부를 머리카락처럼 얇게 채쳐 요리한 문사두부（文思豆腐）모두 강소요리에 속하며 중국의 뛰어난 식도법(食刀法)을 보여주는 요리입니다.

중식도 브랜드 알아보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주방칼로 독일산과 일본산을 꼽습니다. 독일산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일본산은 가볍고 날카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부분 가정에서는 저렴하고 쓰기 편한 중식 맞춤형 중국산을 선호합니다.

 

십팔자작

십팔자작(十八子作)
중식도는 전국적으로 생산되고 매우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그 중에서 광둥성 양강(陽江)의 십팔자작(十八子作)이 가장 유명합니다. 중국의 중식도 브랜드 중 시장 점유율이 62%에 달하며 유일하게 세계 주방칼 명품 브랜드 랭킹에 꼽힙니다. 중국의 모든 식당 주방에서 십팔자작의 중식도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조리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칼의 도시로 불리는 양강의 칼 제조 역사는 1400년에 달합니다. 양강은 해상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크고 작은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전장에 필요한 무기를 제조하던 기술이 발달하였고, 점차 무기 제조 기술이 민간에 전해지며 청나라 때에 이르러 인근에는 수많은 칼 공방이 생겨 났습니다.

 

자체로 발전하던 이 칼 공방들은 1956년부터 몇 개의 국영 칼 공장으로 운영되다가 1983년 십팔자작에 의해 인수합병, 양강십팔자그룹(陽江十八子集團)을 세웠습니다. 십팔자작은 창설자 이량휘(李良辉)의 성씨인 이(李)자를 십(十)자, 팔(八)자, 자(子)자로 분리하여 지은 이름입니다.

 

금문채도

금문채도(金門菜刀)
칼은 항상 전쟁과 연결됩니다. 대만의 유명한 중식도인 금문채도(金門菜刀) 역시 전쟁과 관련됩니다. 금문도(金門島)의 명물로 꼽히는 포탄칼은 금문고량주만큼 유명합니다. 국민정부가 타이완으로 도주해 간 후, 국민당과 공산당은 양안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이때 대륙과 타이완 사이에 위치해 있는 금문도에는 수많은 포탄이 떨어졌는데 그 포탄의 고철을 두드려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 금문채도입니다.
1953년부터 1961년까지 8년간 대륙에서는 금문도를 향해 110차례의 포격을 실시하였고, 1961년부터 1978년까지 17년 동안 끊임없이 선전용 전단 포탄을 발사했습니다. 그 포탄의 수가 약 47만 개에 달하는데 앞으로도오랜 기간 충분히 금문채도에 필요한 포탄 고철이 공급되리라 짐작해 봅니다.

장소천

장소천(張小泉)과 왕마자(王麻子)
양강을 빼고 중국에서는 남장북왕(南張北王), 남방의 장소천(張小泉), 북방의 왕마자(王麻子) 두 가지 400년 이상 된 칼 브랜드가 있습니다. 장소천은 1628년 명나라시기 항주에 세워진 브랜드입니다. 처음에는 가위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명성이 궁중에까지 전해져 1736년부터 청나라 궁중어용 칼과 가위로 선정되었습니다. 장소천의 중식도는 경도가 51~56도 사이, 지금까지 수작업으로 칼날을 연마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장소천의 칼 제조
기술은 중국국가무형문화재로 선정, 국빈선물로 외국원수들에게 드리기도 합니다.
1651년 북경에 세워진 왕마자는 북방을 대표하는 칼 브랜드입니다. 얼굴에 곰보가 많은 왕씨 성을 가진 사람이 만든 칼이라 하여 붙여준 이름입니다. 왕마자의 칼 제조 기술 역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중화노자호”(中華老字號)라는 명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영기업의 부실 경영으로 2003년 파산신청을 하게 되었고 현재는 광동성 양강의 한 회사에 의해 인수되었습니다.